주간 전략 #10 — 지표 발표 전후 전략을 1년치로 검증했다. 방향 엣지는 수수료 밑이었다
오늘 21:30 고용지표를 앞두고 이벤트 대응을 1년치 실측으로 검증했다. 발표 슬롯 64일에 진입 규칙 4종을 백테스트한 결과, 변동성 확대는 89% 재현되지만(중앙값 2.01배) 방향 규칙은 손익분기 수수료가 5.5bp라 실거래 비용을 못 넘는다. 남는 건 방향이 아니라 사이즈다.

주간 전략 #10 — 지표 발표 전후 전략을 1년치로 검증했다. 방향 엣지는 수수료 밑이었다
오늘 밤 21:30, 미국 7월 고용지표가 나온다. 예상은 +8.0만, 직전은 +5.7만이다.
지난 두 편(#8·#9)에서 나는 백테스트를 붙이지 못했다. TradingView 전략테스터가 신규 전략의 "저장 + 차트 추가" 단계를 자동으로 끝내주지 않아서, 두 번 연속 "예시 시나리오 기반 보수적 가정"이라고 적어야 했다. 그게 계속 걸렸다.
그래서 이번엔 방법을 바꿨다. 거래소 원본 캔들을 직접 받아서 백테스트를 돌렸다. BTCUSDT 15분봉 35,040개, 정확히 1년치다.
그리고 결과가 내가 쓰려던 글을 못 쓰게 만들었다.
원래 계획은 "지표 발표 때는 이렇게 대응하라"는 셋업을 하나 제시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진입 규칙 4개를 만들어 검증했고, 그중 셋은 이론상 플러스가 나왔다. 그런데 수수료를 넣으니 대부분이 마이너스가 됐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하나도, 기간을 반으로 갈라보니 앞쪽 절반이 마이너스였다.
이 글은 그 검증 과정과, 그럼에도 무엇이 남는지에 대한 글이다. 남는 게 있다. 다만 그건 방향이 아니다.
이번엔 실백테스트다 — 그리고 그 한계도 명시한다: #8·#9와 달리 이 글의 수치는 예시 시나리오가 아니라 실제 캔들 데이터 백테스트다. 다만 (1) 15분봉 해상도라 봉 내부에서 손절과 목표 중 무엇이 먼저였는지 알 수 없어 동시 터치는 전부 손절로 처리했고, (2) 지정가 규칙은 가격이 닿으면 무조건 체결로 가정해(큐 순번 무시) 낙관적이며, (3) N=64는 표본 50을 겨우 넘긴 크기이고, (4) 단일 심볼·단일 거래소·1년 단일 구간이며, (5) 펀딩비는 반영하지 않았다. TradingView 전략테스터 결과가 아니라 자체 스크립트 백테스트다.
사전지식: R 단위 손익 표기(1R = 손절폭), 승률과 기대값의 차이, 지정가/시장가와 메이커·테이커 수수료, 손절폭 기반 포지션 사이징. #9를 먼저 읽으면 박스 레벨 맥락이 이어진다.
1. 이 전략은 어떤 시장·어떤 사람에게 맞는가

대상은 예정된 시각에 예정된 숫자가 발표되는 순간이다. 미국 지표는 대부분 08:30 ET에 나온다. 고용지표·CPI·PPI·소매판매·신규실업수당이 전부 이 슬롯을 쓴다. 오늘 21:30도 그 슬롯이다.
이 국면이 특별한 이유는 시각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지진과 달리 언제 흔들릴지를 안다. 그러면 두 가지 질문이 생긴다.
- 흔들릴 걸 아니까 그 방향에 베팅할 수 있나?
- 흔들릴 걸 아니까 미리 대비할 수 있나?
대부분의 사람이 1번을 시도한다. 이 글은 1번이 왜 실패하는지를 숫자로 보이고, 2번만 남는다는 걸 보여준다.
맞는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전략으로 셀 수 있는 사람이다. 발표 시각에 차트를 켜놓고 아무 주문도 넣지 않는 건 심리적으로 상당히 어렵다. 판이 가장 크게 움직이는 그 순간에 손을 놓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맞지 않는 사람은 "변동성이 커진다 = 기회가 커진다"로 자동 번역하는 사람이다. 변동성이 커진다는 건 기회가 커진다는 뜻이 아니라 분산이 커진다는 뜻이다. 엣지가 없는 상태에서 분산만 키우면 파산 확률만 올라간다.
2. 먼저 정정 — 발표 시각은 한국 시간으로 고정이 아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번 검증에서 내가 실제로 저지른 실수를 먼저 밝힌다. 결과를 바꿨기 때문이다.
처음에 나는 발표 슬롯을 12:30 UTC 고정으로 놓고 1년치를 훑었다. 미국 08:30 ET가 12:30 UTC니까 맞다고 생각했다.
틀렸다. 미국은 서머타임을 쓴다.
EDT (3월 둘째 일요일 ~ 11월 첫째 일요일) : 08:30 ET = 12:30 UTC = 21:30 KST
EST (그 외 기간) : 08:30 ET = 13:30 UTC = 22:30 KST
한국 시간으로 여름엔 21:30, 겨울엔 22:30이다. 12:30 UTC로 고정하면 2025년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넉 달치를 통째로 엉뚱한 시각에서 보게 된다.
이걸 고치자 표본이 52일에서 64일로 늘었고, 뒤에서 나올 규칙 하나는 부호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뒤집혔다. 결론을 바꾸는 크기의 오류였다.
굳이 이 얘기를 쓰는 이유는, 이게 백테스트에서 가장 흔한 종류의 실수이기 때문이다. 틀린 결과가 아니라 그럴듯한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검산하지 않으면 잡히지 않는다. 지금 겨울이라면 21:30에 차트를 보고 있어도 아무 일이 없다.
3. 검증 설계 — 날짜를 내가 고르지 않았다

백테스트에서 자기를 속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결과를 알고 나서 날짜를 고르는 것이다. "이날은 고용지표였고 이렇게 움직였다"를 사후에 모으면 어떤 이야기든 만들어진다.
그래서 이벤트일을 사람이 고르지 않고 규칙으로 뽑았다.
이벤트일 =
평일 AND
(08:30 ET 15분봉 레인지 / 그날 15분봉 레인지 중앙값) >= 2.0
즉 **"그 시각의 캔들이 그날 평균적인 캔들보다 2배 이상 컸던 날"**이다. 무슨 지표였는지는 묻지 않는다. 시장이 그 시각에 실제로 반응했느냐만 본다.
| 항목 | 값 |
|---|---|
| 데이터 | BTCUSDT 15분봉 35,040개 (2025-08-07 ~ 2026-08-07) |
| 평일 표본 | 260일 |
| 이벤트일(≥2.0x) | 64일 (24.6%) |
| 전체 평일의 발표슬롯 배수 중앙값 | 1.18x |
마지막 줄이 중요하다. 평범한 날에 밤 9시 반은 아무 시각도 아니다. 배수 중앙값 1.18은 "그 시각 캔들이 그날 다른 캔들보다 조금 큰 정도"라는 뜻이다. 네 번 중 한 번만 특별하다.
이것부터가 실전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이다. "밤 9시 반은 미국 지표 시간이라 위험하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평일의 75%는 그 시각에 별일이 없다.
4. 재현되는 사실 하나 — 변동성은 진짜로 커진다

이벤트일 64일에 대해, 발표 직후 4시간 레인지를 직전 4시간 레인지로 나눠봤다.
| 지표 | 값 |
|---|---|
| 중앙값 | 2.01배 |
| 1.0배 초과 | 57/64건 = 89% |
| 최소 | 0.48배 |
| 최대 | 8.59배 |
89%다. 이 글에서 유일하게 견고한 숫자가 이거다. 발표가 실제로 시장을 움직인 날이라면, 그 뒤 4시간의 가격 범위는 그 앞 4시간의 대략 두 배가 된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실전에서 바꿔야 할 게 생긴다. 발표 직전에 잡아둔 손절 거리는 발표 직후에는 절반짜리다. 평소 $300 손절이 적절했다면, 발표 후 같은 $300은 평소 $150 손절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같은 자리에 그대로 두면 노이즈에 지워진다.
여기까지가 "예측 가능한 부분"이다. 문제는 방향이다.
5. 재현되지 않는 것 — 방향

첫 15분봉의 방향이 4시간 뒤까지 유지되는 비율을 셌다.
+4h에도 첫 15분 방향 유지 = 41/64 = 64%
64%면 꽤 높아 보인다. 이 숫자만 보고 "그럼 첫 봉 방향으로 따라 들어가면 되겠네"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64%는 종착점만 본 숫자다. 가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같이 봐야 한다.
첫 봉 종가에 진입했다고 가정할 때 최대 역행폭
중앙값 $702
최대 $4,386
첫 봉 종가에 들어가서 4시간을 버틴다면, 절반의 경우 $702가 거꾸로 간 뒤에 방향이 맞았다. 최악의 날은 $4,386이었다. 방향이 맞아도 그 전에 손절당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리고 손절을 넓게 잡을 수도 없다. 애초에 첫 봉 자체가 크기 때문이다.
손절폭(= 첫 15분봉 레인지)
중앙값 $621 = 진입가의 0.715%
최소 $248
최대 $3,512
이 숫자가 뒤에서 이 전략을 죽인다. 미리 기억해두자. 손절폭이 진입가의 0.7%밖에 안 된다.
6. 진입 규칙 4종 — 실제로 돌려봤다

말로 하지 말고 코드로 정의했다. 넷 다 목표 = 리스크 × 2, 4시간 시간청산, 동시 터치는 보수적으로 손절 처리다.
규칙 A — 첫 15분봉 종가 추종 (시장가, 가장 흔한 방법)
dir = sign(첫봉 종가 - 첫봉 시가)
entry = 첫봉 종가 (발표 15분 후, 시장가)
stop = 첫봉의 반대쪽 극단 (dir>0이면 저가, dir<0이면 고가)
target= entry ± 리스크 × 2
exit = 4시간 경과 시 전량
규칙 B — 첫 15분봉 페이드 (시장가, 역발상)
A와 방향만 반대. "첫 반응은 과잉이니 받아친다"는 그 유명한 논리다.
규칙 C — 첫 1시간 확정 후 추종 (시장가)
dir = sign(발표+60분 종가 - 발표 시가)
entry = 발표+60분 종가
stop = 발표~발표+60분 구간의 반대쪽 극단
한 박자 늦게 들어가서 초반 노이즈를 피하겠다는 발상이다.
규칙 D — 첫 봉 50% 되돌림 지정가
dir = sign(첫봉 종가 - 첫봉 시가)
entry = 첫봉의 50% 되돌림 지점에 지정가 (2시간 내 미체결이면 취소)
stop = 첫봉의 반대쪽 극단
신호는 A와 완전히 같다. 방향 판단이 동일하고, 다른 건 오직 체결 방식이다. 시장가로 쫓아가는 대신 되돌림을 지정가로 기다린다. 이 차이가 뒤에서 전부를 가른다.
7. 백테스트 결과 (수수료 0 기준)

| 규칙 | N | 승률 | 총 R | 건당 R | MDD |
|---|---|---|---|---|---|
| A 첫15분봉 종가 추종 | 64 | 41% | +7.7R | +0.120R | -9.3R |
| B 첫15분봉 종가 페이드 | 62 | 23% | -20.0R | -0.323R | -20.0R |
| C 첫1시간 확정 후 추종 | 64 | 42% | +7.5R | +0.117R | -6.0R |
| D 50% 되돌림 지정가 | 55 (미체결 9) | 42% | +12.9R | +0.234R | -7.0R |
| (대조) 평범한 날(<2x)에 A 적용 | 196 | 34% | +0.6R | +0.003R | -24.4R |
읽을 게 세 가지 있다.
첫째, 페이드는 명확히 나쁘다. 62건 중 승률 23%, 건당 -0.323R이다. 이 글에서 통계적으로 가장 뚜렷한 결과가 "역발상으로 받아치지 마라"라는 부정형 결론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 발표 직후의 첫 움직임은 과잉반응이라기보다 정보 반영에 가깝다는 뜻이다.
둘째, 같은 신호인데 D가 A의 두 배다. A와 D는 방향 판단이 완전히 동일하다. 그런데 건당 +0.120R과 +0.234R로 갈렸다. 차이는 진입가 하나다. 되돌림을 기다려 진입가를 개선하면 같은 리스크에 더 좋은 자리를 잡는다. 대신 9건은 되돌림이 안 와서 못 들어갔다.
셋째, 대조군을 보라. 평범한 날 196일에 같은 규칙을 적용하면 건당 +0.003R, 사실상 0이고 MDD는 -24.4R이다. 규칙 자체에는 아무 힘이 없다. 이벤트일을 골라낸 것이 유일하게 의미 있는 부분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규칙 D를 쓰면 되겠네"가 된다. 검증이 두 개 남았다.
8. 첫 번째 검증 — 파라미터를 흔들면 부호가 바뀐다

건강한 전략은 파라미터를 조금 바꿔도 결과가 완만하게 변한다. 규칙 A는 그렇지 않았다.
| 목표배수(RR) | 총 R |
|---|---|
| 1 | +0.9R |
| 1.5 | +1.1R |
| 2 | +7.7R |
| 3 | +16.0R |
| 이벤트 임계값 | N | 건당 R |
|---|---|---|
| ≥1.5x | 95 | +0.087R |
| ≥2.0x | 64 | +0.120R |
| ≥2.5x | 35 | -0.003R |
| ≥3.0x | 20 | -0.216R |
두 표가 같은 얘기를 한다. RR을 2에서 1로 바꾸면 이익이 8분의 1로 줄고, 이벤트 정의를 2.0x에서 2.5x로 올리면 부호가 바뀐다. 내가 "RR=2, 임계값 2.0x, 보유 4시간"을 고른 데 원리적 근거는 없다. 그 조합이 좋아 보였을 뿐이다. 그건 엣지가 아니라 선택이다.
하나 더, 직관에 반하는 결과가 있다. 서프라이즈가 클수록 추종이 안 먹혔다.
| 발표슬롯 배수 | N | 건당 R |
|---|---|---|
| 2~2.5x | 29 | +0.269R |
| 2.5~3x | 15 | +0.282R |
| 3~4x | 9 | -0.087R |
| 4x 이상 | 11 | -0.322R |
가장 크게 움직인 날들이 가장 나빴다. 표본이 각각 9건·11건이라 단정할 수 없지만, 5절의 역행폭 최대치($4,386)와 방향이 같은 얘기다. 큰 반응일수록 되돌림도 크다.
참고로 규칙 D는 파라미터에 훨씬 견고했다. 되돌림 깊이를 38.2%·50%·61.8%로 바꿔도, 목표배수를 1·2·3으로 바꿔도 전부 플러스를 유지했다. 그래서 나는 이 시점에 D가 답이라고 생각했다.
9. 두 번째 검증 — 수수료, 그리고 이게 결정타다

5절에서 기억해두라고 한 숫자를 다시 꺼낸다. 손절폭 중앙값 = 진입가의 0.715%.
손절폭이 0.715%인데 왕복 수수료가 0.10%라면, 수수료는 리스크의 **14%**를 매 거래 떼어간다. R 단위로 쓰면 거래당 -0.14R이다.
규칙 A의 건당 이익은 +0.120R이었다.
| 왕복 비용 | 규칙 A 총 R | 건당 R |
|---|---|---|
| 0% (이론) | +7.7R | +0.120R |
| 0.10% (선물 taker 왕복) | -6.2R | -0.098R |
| 0.20% (현물 taker 왕복) | -20.2R | -0.316R |
| 0.30% (+발표직후 슬리피지) | -34.2R | -0.534R |
규칙 A 손익분기 왕복 비용 = 5.5bp (0.055%)
규칙 C 손익분기 왕복 비용 = 5.5bp
5.5bp. 바이낸스 선물 테이커 수수료는 편도 5bp, 왕복 10bp다. 손익분기점의 두 배다. 그리고 이건 슬리피지를 0으로 놓은 값이다. 발표 직후 15분봉이 $621씩 움직이는 판에서 슬리피지가 0일 리가 없다.
시장가로 들어가는 규칙(A·C)은 실거래에서 마이너스다. 여기서 끝나야 할 것 같은데, 규칙 D가 남아 있다.
D는 지정가다. 지정가는 메이커 수수료를 쓴다. 바이낸스 선물 메이커는 편도 2bp, 왕복 4bp다.
| 왕복 비용 | 규칙 D 총 R | 건당 R |
|---|---|---|
| 0% (이론) | +12.9R | +0.234R |
| 0.04% (메이커 왕복) | +6.4R | +0.116R |
| 0.10% (테이커 섞임) | -3.3R | -0.061R |
규칙 D 손익분기 왕복 비용 = 7.9bp
7.9bp > 4bp. D는 메이커 수수료 아래에서 살아남는다. 건당 +0.116R, MDD -9.0R.
같은 신호, 같은 방향 판단인데 시장가는 죽고 지정가는 산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 검증은 값어치가 있었다. 그런데 검증이 하나 더 남아 있었다.
10. 세 번째 검증 — D도 믿을 수 없다

1년치 결과가 플러스라고 해서 그게 안정적인 엣지라는 뜻은 아니다. 기간을 반으로 갈라봤다. (메이커 왕복 0.04% 반영)
| 구간 | N | 승률 | 총 R | 건당 R |
|---|---|---|---|---|
| 앞 6개월 (2025-08 ~ 2026-01) | 28 | 36% | -2.5R | -0.089R |
| 뒤 6개월 (2026-02 ~ 2026-08) | 27 | 48% | +8.9R | +0.329R |
1년 총계 플러스는 후반부가 전부 만든 것이다. 앞 절반만 놓고 보면 D도 마이너스였다.
이게 무슨 뜻인가. 만약 2026년 1월에 이 검증을 했다면 나는 "D도 안 된다"는 결론을 냈을 것이다. 지금 플러스가 나온 건 최근 6개월이 유독 좋았기 때문이고, 다음 6개월이 앞 6개월을 닮을지 뒤 6개월을 닮을지 나는 모른다.
파라미터에 견고한 것과 시간에 견고한 것은 다르다. D는 전자였고 후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실전에서 계좌를 죽이는 건 후자다.
그래서 최종 정리는 이렇게 된다.
| 규칙 | 실거래 판정 |
|---|---|
| A·C (시장가 추종) | 손익분기 5.5bp < 테이커 왕복 10bp → 마이너스 |
| B (페이드) | 비용 0에서도 건당 -0.323R → 명확히 마이너스 |
| D (지정가 되돌림) | 메이커 기준 총계 플러스지만 전반 6개월 마이너스 → 신뢰 불가 |
넷 다 권장하지 않는다.
11. 그래서 남는 전략 — 방향이 아니라 사이즈다

여기까지 읽고 "그럼 아무것도 없네"라고 하면 4절을 놓친 것이다. 재현되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변동성이 89% 확률로 2배가 된다.
방향은 못 맞히지만 크기는 맞힌다. 크기를 안다는 건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게 이번 주의 실행 규칙이다.
발표 전 (T-60분)
1. 보유 포지션의 손절 거리를 재계산한다
필요 손절 거리 = 평소 손절 거리 × 2.0
→ 손절을 넓히지 못하겠으면 사이즈를 절반으로 줄인다
2. 발표 시각에 걸친 신규 진입은 하지 않는다
T-60분 ~ T+60분 신규 진입 금지
3. 얇은 호가에 걸린 손절 주문을 점검한다
→ 발표 직후 순간적으로 관통당한다
1번이 핵심이다. 손절폭을 2배로 늘리든 사이즈를 절반으로 줄이든,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해야 한다. 아무것도 안 하면 자동으로 리스크가 2배가 된다. 사이즈를 그대로 두는 것은 중립이 아니라 레버리지를 2배 올리는 것과 같다.
발표 후
4. 첫 15분봉이 닫히기 전에는 어떤 주문도 넣지 않는다
5. 페이드는 하지 않는다 (실측 건당 -0.323R)
6. 발표슬롯 배수가 3x를 넘으면 그날은 손대지 않는다 (실측 3~4x -0.087R / 4x+ -0.322R)
7. 그래도 방향을 잡겠다면 — 시장가 금지, 사이즈 절반,
그리고 자기 왕복 비용이 5.5bp 미만인지 먼저 확인한다
7번은 사실상 "하지 마라"다. 개인이 왕복 5.5bp 미만으로 체결하는 건 지정가로만 가능하고, 그 지정가 규칙(D)조차 전반 6개월이 마이너스였다. 그래도 굳이 쓴 이유는, 자기 비용 구조를 계산해본 적 없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 전략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시장이 아니라 본인 수수료 등급과 주문 방식이 결정한다.
무엇이 이 계획을 무효화하는가
if 발표슬롯 배수 < 2.0:
→ 오늘은 이벤트일이 아니었다. 평소 규칙으로 복귀
(평일의 75%가 여기 해당한다)
12. 케이스 스터디 — 2026-08-07, 오늘 21:30

지금 상태에 규칙을 그대로 적용해본다.
이벤트: 오늘 21:30 KST, 미국 7월 고용지표. NFP 예상 +8.0만(직전 +5.7만), 실업률 예상 4.2%(직전 4.2%).
현재 위치 (8/7 진행 중 UTC 일봉, 조회 시점 $64,344.54):
$65,000 ← 라운드넘버 (8/6 고가 $64,999 — $1 못 미침)
$64,345 ← 현재 ★
$63,886 ← #9의 박스 하단 = 무효화선 (여기까지 $459 아래)
맥락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7/31에 박스 하단을 깨고 내려갔다가 8/5 종가 $64,665.23으로 하단 위를 회복했고, 8/6은 $64,999까지 올라갔다가 $64,323.61로 마감했다. 즉 하단 위 $459 지점에서 발표를 맞는다. 위로는 $65,000이 $655 거리에 있다.
이게 왜 불편한 자리인가. 5절 숫자를 다시 보자. 첫 15분봉 하나의 중앙값 레인지가 $621이다.
$621 (캔들 하나 중앙값) > $459 (무효화선까지 거리)
캔들 하나로 무효화선이 넘어갈 수 있다. 그것도 평균적인 캔들 하나로. 최대치($3,512)를 생각하면 $65,000 위든 $62,000 아래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거리다.
그래서 오늘의 실행은 이렇게 된다.
- 20:30부터 신규 진입 없음. 지금 무포지션이면 그대로 둔다.
- 보유분이 있다면 사이즈 절반으로 줄이거나 손절을 2배로 넓힌다. #9의 무효화선 $63,886을 손절로 쓰고 있었다면, 그건 오늘 밤 캔들 하나에 지워질 수 있는 거리다.
- 21:45(첫 봉 마감) 전까지 아무 주문도 넣지 않는다.
- 21:45에 발표슬롯 배수를 확인한다. 2.0x 미만이면 오늘은 이벤트일이 아니다 — 75% 확률로 여기다.
- 3.0x를 넘으면 손대지 않는다.
- 2.0~3.0x 구간이고 그래도 하겠다면 지정가만, 사이즈 절반.
참고로 8/4도 이 규칙상 이벤트일이었다(발표슬롯 배수 2.1x). 규칙 하나 차이로 그날 부호가 갈렸다는 점은 8절에서 말한 파라미터 민감도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다음 주가 더 빡빡하다. 8/12 CPI(YoY 예상 3.4% / 직전 3.5%, Core YoY 2.5% / 직전 2.6%), 8/13 PPI, 8/14 소매판매가 전부 같은 21:30 슬롯이다. 이 규칙은 다음 주에 세 번 더 쓰게 된다.
13. 시장 적용 조건

작동 전제는 발표 시각이 사전에 공표돼 있고, 그 시각에 유동성이 몰리는 시장이다. BTC는 24시간 거래되므로 미국 지표 시각에도 판이 열려 있고, 그래서 이 분석이 성립한다.
통하지 않는 경우는 세 가지다.
첫째, 예고 없는 이벤트. 지정학적 사건, 거래소 사고, 대형 청산 연쇄는 시각을 미리 알 수 없다. 사전 축소가 애초에 불가능하다. 이건 이 전략의 범위 밖이고 상시 사이즈 관리로만 대응한다.
둘째, 이미 가격에 반영된 발표. 예상치와 실제가 같으면 배수가 2.0을 못 넘는다. 평일의 75%가 이 경우다. 이 전략은 발표가 있는 날이 아니라 발표가 시장을 움직인 날에만 작동하고, 그건 사후에만 안다.
셋째, 수수료 구조가 다른 경우. 9절 전체가 결국 이 얘기다. 현물 테이커(왕복 20bp)를 쓰는 개인에게 규칙 A는 건당 -0.316R로 확실한 손실이다. 메이커 지정가(왕복 4bp)를 쓰면 D가 총계 플러스지만 반기 단위로는 불안정하다. 같은 규칙이 사람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낸다.
14. 주의사항

"이론상 플러스"는 전략이 아니다. 규칙 A의 +7.7R을 보고 글을 7절에서 끝냈다면 그럴듯한 전략 글 하나가 나왔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유통되는 이벤트 트레이딩 전략이 많다. 수수료 한 줄을 안 넣었을 뿐인데 부호가 바뀐다.
손절폭이 좁을수록 수수료의 지분이 커진다. 이 글에서 가장 재사용 가능한 교훈이 이거다. 손절 0.715%짜리 거래에서 왕복 0.1% 수수료는 0.14R이지만, 손절 3%짜리 스윙 거래에서는 0.033R이다. 같은 수수료가 단타에서 4배 무겁다. 단타 전략을 검증할 땐 수수료를 R로 환산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파라미터 견고성과 시간 견고성은 다르다. 규칙 D는 되돌림 깊이·목표배수·대기시간을 다 바꿔봐도 플러스였다. 그런데 기간을 반으로 자르니 앞 절반이 마이너스였다. 파라미터 스윕만 돌리고 "견고하다"고 결론 내리면 이걸 놓친다.
N=64는 작다. 버킷 분해(N=9~29)는 참고용 이하다. 특히 "3x 이상은 마이너스"는 20건짜리 관찰이라 다음 1년에 뒤집혀도 이상하지 않다.
지정가 체결을 낙관적으로 가정했다. 규칙 D는 가격이 지정가에 닿으면 무조건 체결된다고 봤다. 실제로는 큐 순번 때문에 스치기만 하고 안 채워질 수 있다. 즉 D의 실제 성적은 이 글의 숫자보다 나쁠 가능성이 높다.
오늘 숫자는 진행 중인 봉 기준이다. $64,344.54는 8/7 UTC 일봉이 진행 중인 값이고 마감값이 아니다. 실거래 전에 본인 차트에서 확정봉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15. 필자가 직접 겪은 실수

몇 년 전, 나는 지표 발표를 캘린더에 표시해두고 그 시각에 반드시 차트를 켜는 사람이었다. 발표 시각에 대기하다 첫 캔들 방향으로 들어가는 걸 몇 달 반복했다.
체감상 나쁘지 않았다. 크게 먹은 날이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어느 CPI 발표 때 한 번에 며칠치 수익을 낸 적이 있고, 그 기억이 이 습관을 오래 유지시켰다.
나중에 거래 기록을 정리하고 나서야 알았다. 그 기간 전체 손익은 마이너스였다. 승률이 낮은 건 알고 있었지만 문제는 승률이 아니었다. 거래 횟수였다. 이벤트마다 들어가느라 거래 수가 많았고, 그 거래들이 전부 좁은 손절 + 시장가 진입이었다. 수수료가 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보니 총 손실의 대부분이 거기 있었다.
그때는 "내 방향 판단이 나빴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지표 해석을 공부했다. 예상치와 실제의 괴리, 수정치의 영향, 실업률과의 조합까지 봤다. 엉뚱한 데를 고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1년치를 돌려보고 나서야 순서가 잡혔다. 방향 판단을 아무리 개선해도 건당 +0.120R이 상한이고, 그 상한이 이미 수수료 밑이다. 그리고 진입 방식 하나만 시장가에서 지정가로 바꿔도 같은 신호가 +0.234R이 된다. 고쳐야 했던 건 판단이 아니라 거래 횟수와 체결 방식이었다.
그래서 이 글의 실행 규칙 1번이 "포지션을 줄여라"이고 2번이 "들어가지 마라"다. 재미없는 규칙인 걸 안다. 그런데 1년치를 돌려보니 그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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