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구조 — maker/taker, 거래소 vs DEX, 작은 코인의 진짜 비용
업비트 0.05%, 빗썸 0.04%, 바이낸스 0.1% — 숫자만 보면 다 저렴하다. 그런데 저유동성 코인을 시장가로 사면 스프레드·슬리피지로 실질 비용이 10%까지 뛴다.

지난 편(Phase 2 #7)에서 메이커(호가창에 걸려 기다리는 주문)와 테이커(즉시 맞부딪혀 체결되는 주문)가 뭔지는 정의만 짚었다. 업비트 0.05%, 빗썸 0.04%, 바이낸스 0.1% — 숫자만 보면 셋 다 저렴해 보인다. 그런데 유동성 낮은 코인을 시장가로 사면 스프레드와 슬리피지가 겹쳐 실질 비용이 10%까지 뛰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명목 수수료와 실질 비용의 간극이 이번 편의 핵심이다.
국내 거래소는 메이커·테이커 구분이 사실상 없다

바이낸스식 상식은 "메이커가 테이커보다 싸다"다. 그런데 업비트·빗썸 원화마켓은 이 상식이 안 통한다.
업비트 원화(KRW) 마켓은 지정가든 시장가든 0.05% 균일 수수료다. 메이커·테이커 요율 자체가 나뉘지 않는다(출처: 업비트 고객센터 거래 수수료 안내, 2026-07-13 확인). 다만 예약주문(감시가격 도달 시 자동 체결되는 예약-지정가)은 일반주문과 다른 요율이 붙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수치는 1차 출처로 직접 확인은 못 했고 2차 자료 교차확인 수준이라 정확한 비율은 여기서 못박지 않는다 — 예약주문을 쓸 계획이라면 주문 넣기 전에 앱에서 실제 표시되는 수수료율을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낫다. 업비트 BTC마켓은 **0.25%**로 원화마켓의 5배다(출처: 업비트 고객센터, 2026-07-13 확인). USDT마켓도 비슷한 수준(약 0.25%)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시 요율이 공식적으로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 정확한 %보다 "코인마켓이 원화마켓보다 구조적으로 5배가량 비싸다"는 구조 자체를 기억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빗썸 원화마켓은 메이커·테이커 구분 없이 0.04% 균일이다. 2024년경 0.25%에서 내리며 "업계 최저" 문구를 썼다(출처: 시사저널e, SBS Biz, 2026-07-13 확인). BTC마켓은 아예 수수료가 무료(0%)인데, 원화마켓 유동성을 끌어오려는 정책성 조치다. 참고로 빗썸이 한때 메이커 주문에 0.05% 리워드를 얹어주는 이벤트를 했었는데, 이건 2026년 4월 29일에 이미 종료됐다 — 지금 빗썸을 켜서 "메이커 우대가 있네"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바이낸스는 다르다. 기본 요율이 메이커·테이커 모두 약 0.1%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공식 페이지는 로그인 후에만 수치가 노출돼 2차 출처 교차확인), 수수료를 BNB(바이낸스가 발행한 자체 코인)로 결제하면 25% 할인이 붙어 실효 요율이 약 0.075%까지 내려간다. 30일 거래량이나 BNB 보유량에 따라 VIP 등급(거래 실적 기준으로 나뉘는 수수료 우대 등급)이 오르면 요율이 더 떨어진다. 그런데 여기서도 메이커·테이커 요율 자체는 거의 같다 — 진짜 메이커 우대는 등급이 올라가야 체감되는 수준이다. 그러니 초보자 입장에서 "메이커로 걸면 확 싸진다"는 기대는 국내·해외 가리지 않고 대체로 과장이다.
중앙화 거래소(CEX) 밖으로 나가면 — DEX는 수수료가 두 겹이다

업비트·빗썸·바이낸스처럼 회사가 운영 주체로서 매매를 중개하는 거래소를 CEX(중앙화 거래소)라 부른다. 유니스왑·팬케이크스왑 같은 DEX(탈중앙화 거래소, 중앙 운영 주체 없이 스마트컨트랙트로 체결되는 거래소)를 쓰면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 첫 번째 층은 스왑(풀) 수수료다. 유니스왑은 풀마다 0.01%/0.05%/0.30%/1.00% 중 하나를 고르고, 팬케이크스왑은 대다수 풀이 0.25%다(출처: Uniswap 공식 문서, PancakeSwap 문서, 2026-07-13 확인). 이 수수료는 거래소가 아니라 유동성 공급자(LP, 풀에 자금을 넣어둔 다른 유저들)에게 돌아간다. CEX는 수수료를 거래소가 가져가고, DEX는 대부분 다른 유저가 가져간다 — 누가 내 수수료를 받는지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두 번째 층은 가스비(네트워크가 거래를 처리하는 대가로 받는 별도 수수료)다. 이건 스왑 수수료와 완전히 별개고, 체인마다 편차가 크다. 이더리움 메인넷은 평상시에도 $0.1~$0.25, 혼잡할 땐 $10~50 이상까지 치솟는다. 반면 아비트럼 같은 L2(레이어2, 이더리움 메인넷 위에 얹어 처리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를 낮춘 보조 체인)는 평시 $0.05 이하, BSC(바이낸스 스마트체인, 바이낸스가 만든 별도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0.05~0.2 수준으로 훨씬 저렴하다(출처: 체인별 가스비 비교 자료 종합, 2026-07-13 확인, 정확한 실시간 수치보다 체인 간 격차가 크다는 구조로 이해할 것). 가스비는 거래 금액과 무관한 고정비다. 택배 배송비를 생각하면 쉽다 — 10만 원짜리 물건이든 1만 원짜리 물건이든 배송비는 똑같이 붙지만, 싼 물건일수록 배송비 비중이 훨씬 아프게 느껴진다. $500 스왑에서 풀 수수료 1.25달러 + 가스비 0.08달러 정도면 총 비용이 매매금액의 0.3%에 못 미치지만, $10짜리 소액 스왑에 가스비 5달러가 붙으면 그 자체로 50%다(참고용 예시 계산, 단일 출처 기반이라 사실로 단정하지 않는다). DEX는 소액 거래일수록 손해라는 걸 이 구조가 설명해준다.
진짜 비용은 수수료가 아니라 스프레드·슬리피지에서 나온다

여기까지가 명목 수수료다. 그런데 초보자가 가장 자주 놓치는 건 스프레드(매도 최저호가와 매수 최고호가의 차이, (ask-bid)/ask로 계산한다)와 지난 편에서 다룬 슬리피지(예상 체결가와 실제 체결가의 차이)다.
BTC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자산은 스프레드가 보통 0.01% 안팎으로 매우 좁다. 그런데 시가총액이 작은 코인은 스프레드가 1~5%, 심하면 10% 이상까지 벌어질 수 있다(출처: 바이낸스 아카데미, 저유동성 지표 가이드 복수 교차확인, 2026-07-13 확인 — 업계 통설 수준의 수치라 특정 코인명은 단정하지 않는다). 슬리피지도 마찬가지다. 유동성 낮은 DEX 풀에서 대형 거래를 넣으면 슬리피지가 10%를 넘을 수 있고, BTC처럼 유동성 높은 자산조차 단일 진입에서 0.3% 정도는 슬리피지가 날 수 있다 — 대형 코인이라고 슬리피지가 0인 건 아니고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이게 실제 실수로 이어지는 패턴은 뻔하다. "이 거래소 수수료 0.05%밖에 안 하네, 싸다"라고만 보고 저유동성 알트코인을 시장가로 크게 매매하면, 명목 수수료는 0.05%인데 스프레드+슬리피지로 실질 비용이 1~10%씩 나가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수수료는 거래소가 앱 화면에 광고하듯 띄워주니 눈에 잘 띄지만, 스프레드·슬리피지는 호가창을 직접 열어봐야만 보이는 숨은 비용이다 — 이 비대칭이 초보자 실수의 근본 원인이라고 본다. 반례를 하나 들자면, 대형 코인을 소액으로 시장가 매매할 땐 이 문제가 거의 안 생긴다. 문제는 항상 "저유동성 코인 + 시장가 + 큰 금액"이 겹칠 때다. 지난 편에서 다룬 것처럼 지정가 주문을 쓰면 슬리피지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체결이 늦거나 안 될 리스크는 남지만) — 나는 이 이유로 시가총액이 낮은 코인은 급하더라도 반드시 지정가로만 접근한다.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행동

지금 당장 5분이면 된다. 거래소 앱에서 평소 자주 보는 소형 코인 하나를 열고 호가창의 매도 최저가와 매수 최고가를 확인해보자. (ask-bid)/ask 계산을 직접 해보면 그 코인의 스프레드가 몇 %인지 나온다. BTC 호가창과 나란히 비교해보면 "왜 작은 코인은 시장가로 사면 안 되는지"가 숫자로 바로 와닿는다. 이건 지금 한 번 해보는 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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